청소년의 건강생활을 위한 아이캔(ICAAN)프로젝트
다이어트 효과 유지하는 법
장정훈(가명·29)씨는 지난해 5월 바디프로필을 촬영한 후 스트레스성 폭식과 요요를 겪었다. 올해 초 다시 바디프로필 촬영을 결심하면서 석 달 동안 닭가슴살·고구마·야채만 먹으며 염분은 최대한 줄인 식단과 운동, 단수(수분 공급을 끊는 것)로 10㎏ 정도를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키 173㎝에 체중 86㎏이었던 장씨는 76㎏까지 감량했고, 체지방률도 4%까지 끌어내렸다. 하지만 촬영 이후 일반식으로 돌아오자 체중이 서서히 불기 시작해 88㎏까지 증가했다. 장씨는 “같은 양을 먹어도 예전보다 살이 더 찌는 것 같고, 보상 심리로 폭식도 한다”며 “나중에 다시 몸을 만들면 될 거란 생각에 방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촬영 전 운동·식단관리 지나치면
요요·생리불순 같은 부작용 우려
고무줄 체중은 심장병 위험 높여
건강하고 멋진 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디프로필을 촬영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바디프로필 촬영을 동기부여 삼아 다이어트를 시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장씨처럼 식단과 운동량을 유지하지 못해 촬영이 끝난 뒤 체중이 이전보다 더 증가하는 요요 현상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꽤 있다. 여성의 경우엔 과한 다이어트로 인한 생리불순을 통과의례처럼 겪기도 한다.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김광준 교수는 “보기 좋은 몸을 촬영하기 위해 무리하게 몸을 몰아붙이면 오히려 건강에 탈이 난다”며 “단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하기 힘든 식단을 하고, 체지방률을 지나치게 떨어뜨리는 등의 방법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몸짱 의사로 알려진 김광준 교수는 20여 년 이상 꾸준히 운동하며 자신의 건강한 습관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지난해 바디프로필을 촬영했다.
준비 중에 무리한 소식 말아야
장씨처럼 체중이 급격히 오르내리며 요요를 반복적으로 겪으면 건강에 후유증이 오기 쉽다. 먼저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변한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음식 섭취량이 갑자기 확 줄어들면 인체는 이를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인다”며 “칼로리 소모를 최대한 줄이고 지방을 가능한 한 아껴 쓴다”고 말했다. 체중 변화를 일으키지 않던 양의 식사를 하더라도 체중이 증가하기 쉽다는 얘기다.
급격히 오르내리는 체중은 보이지 않는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 같은 건강 지표를 악화시켜 후유증을 일으키는 게 더 문제다. 요요가 반복돼 혈압·혈당이 들쭉날쭉하면 각 장기로 가는 혈액의 흐름이 나빠져 장기 기능이 떨어지고 혈관이 미세하게 손상을 받는다. 박경희 교수는 “고무줄 체중이 반복되면 보이지 않는 신체 여러 지표가 나빠진다”며 “각종 심혈관 질환의 위험 지표가 악화한다는 연구결과가 많다”고 말했다. 요요를 반복적으로 겪은 여성은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한 여성보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할 위험이 3.5배 높고, 협심증 등 관상동맥(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 질환 때문에 사망할 위험이 1.7배 높아진다는 연구(미국심장협회, 2016)가 있다. 또 체중 변동 폭이 큰 사람의 당뇨병 발생률은 체중 변화가 거의 없는 사람의 1.8배라는 국내 연구(강북삼성병원 이은정 교수팀. 2018)도 있다. 김 교수는 “바디프로필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하루 두 끼는 연어·닭가슴살·채소 등으로 이뤄진 샐러드를 먹고 한 끼는 일반적인 식사를 하는 식으로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며 “그래야 촬영 이후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요요로 인한 후유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바디프로필 촬영을 준비하면서 근육을 돋보이기 위해 체지방률을 지나치게 떨어뜨리는 것도 문제다. 자칫 성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남성·여성 호르몬이 합성돼 분비되는 곳이 지방세포다. 여성은 체지방이 18% 이하로 떨어지면 생리불순이, 남성은 10% 이하일 때 남성호르몬 저하 증상이 온다. 성인 남성의 정상적인 체지방률은 15~20%, 여성은 20~25%다. 김 교수는 “생리불순은 생체시스템이 생존의 위험을 감지하고 생명체의 중요한 활동인 생식을 중단한다는 의미”라며 “결과적으로 폐경과 함께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대폭 감소해 피부·유방의 위축이 오고 뼈도 약해진다”고 말했다.
운동 전후로 물 충분히 마셔야
바디프로필을 촬영하면서 수분 공급을 끊는 ‘단수’를 하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티엔케이바디스쿨 남규현 트레이너는 “근육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해 수분을 최대한 빼려고 단수하는 경우가 있다”며 “대회를 나가는 선수들이 시합을 나가기 전에 하는 과정인데, 요즘은 정보가 넘쳐나면서 일반인 중에도 단수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심한 근육 운동 후에는 근육 손상으로 부산물(myoglobin)이 혈중으로 분비되면서 신장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를 예방하려면 운동 전후로 물을 충분히 보충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지어터’ 되려면 5가지를 기억하세요
1 식사일기로 식습관 바로잡기
식사일기는 하루 동안 먹은 음식의 종류와 양, 먹은 시간 등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러면 미처 몰랐던 잘못된 식습관을 알아차리고 교정할 수 있다. 번거로울 것 같지만, 문제를 찾는 데 일주일이면 충분하다. 무언가를 먹기로 결정했을 때와 먹고 난 뒤의 감정 상태를 적어 보는 것도 도움된다. 과식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어떤 상황이 과식을 유발하는지 찾아야 한다.
2 6개월에 체중 10% 감량
요요를 예방하는 감량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6개월에 체중의 10% 정도를 감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요요 현상은 체중 감량 목표를 무리하게 잡고 단시간에 이루려고 할 때 발생한다. 보통 한 달에 2~3㎏가량 감량하는 것이 적정하다. 그 이상으로 목표를 세우면 몸에 무리가 가 점점 체중이 증가하기 쉬운 몸으로 변한다.
3 음식 가짓수 대신 양 줄이기
영양소 균형이 맞는 저열량 식사 요법을 실천한다. 식사 횟수와 음식의 가짓수는 줄이지 말고 양을 줄이는 것이 바른 방법이다. 주식은 단백질 식품과 채소 반찬을 곁들여 세끼를 제때 챙겨 먹도록 한다. 대사 작용이 원활하려면 연료가 규칙적으로 들어와야 한다. 식사량과 횟수가 불규칙하면 신체는 지방을 축적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4 생활 속 신체 활동량 늘리기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려면 일상에서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도움된다. 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은 가만히 앉아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하루에 800㎈ 이상을 더 소모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집안일을 할 때 음악을 틀어놓고 춤추듯 리듬을 타거나, 커피를 내리려고 물을 끓이는 동안 앉았다 일어서는 것을 반복하는 방법 등으로 활동량을 늘린다.
5 촬영의 최종 목표는 건강한 몸
바디프로필 촬영 목적을 건강한 몸에 대한 동기부여로 두고,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생활화하는 계기가 되도록 한다. 바디프로필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뒤 의지가 고갈되면서 이전의 생활습관으로 돌아가 요요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운동으로 얻는 최고의 이득은 눈에 보이는 체형이 아니라 건강이다.
* 유지어터는 유지하다
‘유’와 다이어터의 ‘이어터’를 합성한 말로, 체중 감량을 달성한 뒤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2020.08.10 00:04
[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23844579